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유랑은 음악가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요소입니다. 중세 유럽의 음유시인과 한국의 소리꾼은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노래를 흩뿌렸고, 현대의 가수들도 투어를 돌죠. 그림 형제의 <브레멘 음악대>와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도 음악가의 유랑을 다루었구요.
음악가에게 여행은 시장을 개척하는 일인 동시에 새로운 곡을 만들기 위한 일이었습니다. 전 세계에 조각처럼 흩어진 전승과 역사를 뒤바꿀 거대한 사건을 쫓아 여행하다 보면 새로운 곡이 탄생하는 거죠. 음악가들은 지금도 여러 이유로 여행을 떠납니다. 그리고 오늘 소울 딜리버리는 자신들의 여행을 한 장의 앨범에 압축한 [NEW WAVE]를 발표했어요.
[NEW WAVE]는 자유 여행 같은 앨범입니다. 여행 중에 차를 타고 내리면 전과 다른 풍경을 맞이하듯이, 중간중간 삽입된 사운드 체크를 기반으로 음악의 성향이 바뀌는 모습을 보여주거든요. 여행을 떠날 때 가장 필요한 것이 튼튼한 두 다리인 것처럼, 소울 딜리버리의 연주는 소리의 세계를 여행하는 데 전혀 모자람이 없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특히 “Intro”, “FORTRESS”, “YON”이 마치 한 곡처럼 느껴지는 것이 대단히 인상적인데요. 4번 트랙 “Soundcheck 4”에서 한 번 끊어준 것은 더 갈 수 있는데 청자에게 쉬는 시간을 주기 위한 것 같아요.
[NEW WAVE]는 대담한 포부를 담은 앨범입니다. 새로운 물결이라는 대담한 작명, 태양을 연상시키는 컨셉 포토와 앨범 커버는 소울 딜리버리가 새로운 씬의 중심에 서겠다고 선언하는 것 같아요. 장르적으로도 경계가 없는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이들이 전하고 싶은 건 그들의 이름처럼 그저 자신들의 영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NEW WAVE]를 듣고 소울 딜리버리의 넋을 느껴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