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라쿠네라마(이하 ‘라’) 안녕하세요. 라쿠네라마의 강민석(이하 ‘R’)과 김민우(이하 ‘L’)입니다.
Q. 최근 근황부터 여쭤볼게요. 8월 16일에 JJ Mahoney’s에서 쇼케이스 진행하셨잖아요? 현장 분위기 어땠나요?
R 생각보다 더 많은 분이 와주셔서 놀랐고, 다들 너무 재밌게 즐겨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Q. 학창 시절에는 어떤 음악을 자주 들으셨나요?
R Lauv, HONNE 같은 아티스트들의 감성적이면서 감각적인 느낌의 팝도 많이 들었고, Fanxy child 멤버들이 구사하는 알앤비, 힙합 음악들도 정말 많이 들었죠. 하지만 가장 자주 들은 건 역시 케이팝인 것 같아요. 초등학교때 좋아하던 누나를 통해 엑소의 음악을 찾아서 듣게 된 후로 BTS, 레드벨벳, 트와이스 등의 그룹들을 좋아하게 됐거든요. 그들의 음악도 많이 들었고요. 특히 레드벨벳을 정말 좋아했던 기억이 있어요.
L 어릴 때부터 음악광 부모님 밑에서 자라서 정말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으며 자랐어요. 특히 Stevie Wonder의 “Superstition”, Earth, Wind & Fire의 “September”, Michael Jackson의 “Billie Jean”을 틀어달라고 했던 기억이 나네요. 학창 시절에도 그분들의 음악을 교과서처럼 들었어요. 동시에 탐구하는 마음으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을 찾아 들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제일 많이 들은건 국내외 가리지 않고 힙합, 알앤비를 많이 들었어요. 고등학생 땐 Frank Ocean, Radiohead 등 장르 불문 얼터너티브한 아티스트들을 좋아했던 기억이 나네요.
Q. 음악을 만들고 싶다고 결정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그 계기를 제공한 아티스트나 음악이 있나요?
R 중학교 과학 시간에 수업이 일찍 끝나 신청곡을 듣는 시간이 있었어요. 그때 친구가 딘의 “D”를 틀었는데요. 그때 그 곡을 처음 듣고 큰 충격을 받았어요. 나중에 딘이라는 아티스트를 더 찾아보고 좋아하게 되면서 ‘나도 이런 멋있는 음악을 만들어보고 싶다.’라고 생각했고, 음악하는 삶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 것 같아요.
L 어느 날 음악을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기보다 자연스럽게 음악을 만드는 행위를 하고 싶어 했던 것 같아요. 시작하게된 가장 결정적인 사건은 기억납니다. 초등학교 6학년쯤 힙합을 제일 즐겨들었는데요. 유튜브에 프로듀서분들이 스튜디오에 앉아서 사과 로고가 박힌 노트북으로 뚱땅뚱땅하는 걸 보고 프로듀싱을 하고 싶어 했던 건 기억이 나요. 그래서 뉴욕 여행 갔을 때 아버지께 애플 매장 앞에서 노트북을 사달라고 했죠. 초등학교 6학년짜리 꼬마가 감히요. 그때 아버지가 매장에 혼자 들어가서 영어로 대화해서 사 오면 사주겠다고 하셨어요. 양심상 비싼건 못사고 제일 저렴한 맥북에어 11인치를 사서 나왔죠. 그 안에 있던 개러지밴드를 발견해서 게임하듯 미디를 시작했습니다. 시기상으론 2015년 정도 되었겠네요.
Q. 민석 님은 몇 년도부터 음악을 시작하셨나요? 시퀀싱으로 시작하셨나요? 아니면 다른 루트로 시작해서 R&B까지 오게 되셨나요?
R 저는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학원에 다니면서 본격적으로 음악을 시작했어요. 사실 음악을 하기로 결심하는 과정에서 현실적인 생각들을 많이 했는데요. 처음에는 내 음악을 하는 아티스트가 되는 건 무리일 것 같다고 판단해서 “게임음악작곡가”를 목표로 잡았죠.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컴퓨터와 시퀀싱을 시작했고, 이후 비트메이커, K-POP 작곡가, 프로듀서 등으로 세부 목표가 바뀌었어요. 지금은 어쩌다 보니 제 음악을 하게 되었네요.
Q. 처음부터 프로듀서라는 포지션을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잖아요? 프로듀서라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언제 알게 되셨나요?
R 사실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중학교 때 한창 FANXY CHILD와 CLUBESKIMO를 좋아하면서 알게 된 것 같아요.
그 당시 offonoff의 음악에 빠졌었는데요. 그러면서 0channel(현EOH)이라는 프로듀서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프로듀서라는 포지션에 대해 이해가 생겼던 것 같아요. Millic의 [VIDA]라는 앨범을 들으면서 “이런 방향으로도 음악을 할 수 있다는 걸 알게되고 흥미를 느끼지 않았나 싶네요.
Q. 민우 님은 프로듀서의 존재를 알게 된 뒤로 좋아했던 프로듀서가 있을까요? 어떤 매력을 가진 프로듀서인가요?
L 좋아하는 프로듀서분들이 정말 많지만, 한 명만 꼽으라면 저는 Pharrell Williams를 선택하겠습니다. 어린 시절 좋아했던 곡들을 나중에 찾아보니, 상당수가 그의 작품이었더군요. 그는 프로듀싱뿐만 아니라 플레이어로서도 제게 가장 인상 깊은 프로듀서이자 아티스트입니다. 퍼렐의 가장 큰 매력은 자신의 역할을 완벽히 이해한다는 점입니다. 본인의 색을 드러내야 할 때와 감춰야 할 때를 정확히 구분하고, 그 역할을 최고의 수준으로 수행하는 능력이 있죠. 최고의 덕목을 갖춘 인물이라고 생각합니다.
Q. 고등학교 졸업 이후도 궁금해요. 실용음악과 나오셨나요? 만약 나오셨다면 그 시기는 어떻게 보내셨는지가 궁금해요.
R 실용음악과에 입학해 1학년을 다닌 후 휴학 중입니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항상 방구석에서 혼자 음악을 만들고 좋아했지만, 학교에는 전부 음악하는 사람뿐이잖아요. 덕분에 다양한 사람들과 음악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그 시간이 참 소중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지금 가장 좋아하는 R&B, Soul 장르의 음악들도 학교 친구들 덕분에 더 자세히 알고 더 좋아하게 되었고요. 개인적으로 학교 앞 토스트 가게에서 민우가 Earth, Wind & Fire를 알려주어서 들어보았는데요. 처음 그 팀의 음악을 듣고 충격받은 순간이 잊히지 않아요.
L 저도 음악을 방구석에서 혼자만 하다가 음악인들만 모인 곳에 가서 행복했어요. 내가 진짜 만들고 싶은 음악이 무엇인지 고민했던 시기이기도 했구요. 음악을 컴퓨터로만 하다가 연주자들과 함께 공연한 경험은 아직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Q. 고등학교 졸업 이후 가장 자주 들은 음악은 무엇일까요?
R 위에서 언급한 Earth, Wind & Fire의 음악도 정말 많이 들었지만, 가장 많이 들은 아티스트는 Mac Ayres인 것 같아요. 대학교에 다니던 시절부터 휴학한 이후까지 제 삶과 음악에 대해 고민하고, 방황하던 시기가 꽤 길게 있었어요. 그때 Mac Ayres의 음악들이 가진 고독하지만 여유롭고 따뜻한 감정선이 크게 와닿아서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Mac Ayres를 알게 된 건 중학교 때 “Easy” 라는 곡을 통해서지만, 가장 많이 들은 곡은 “Get away”인 것 같아요. 아직도 산책할 때마다 듣거든요.
L 저도 궁금해져서 애플뮤직 올타임 플레이 들어가보니 라쿠네라마의 “GOSU”를 제일 많이 들었네요.
Q. 대학시절에 좋아했던 프로듀서도 있나요? 그 프로듀서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L 대학 시절로 한정한다면, 저는 D’Mile(디마일)을 선택할 것 같습니다. 당시 감탄하며 즐겨 들었던 Silk Sonic의 앨범과 Victoria Monét의 [Jaguar II]를 프로듀싱한 인물로 알게 되었는데요. 디깅을 더 해보니, 데뷔 때부터 Janet Jackson, Rihanna, Justin Bieber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의 곡을 써온 분이더군요. 최근에는 Lucky Daye의 앨범도 전곡 프로듀싱하셨구요. 그의 음악을 들을 때마다 곡의 구성, 사운드, 연주 어느 하나 빠지는 부분이 없다고 느낍니다. 정말 완벽에 가까운 음악을 만들어내는 프로듀서라고 생각하며, 저도 그처럼 음악을 구사하고 싶다는 마음을 늘 품고 있습니다.
R 저도 D’Mile이라는 프로듀서예요. Silk Sonic의 앨범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요. 그 후로 더 찾아보니 제가 정말 좋아하는 다른 아티스트들(Lucky Daye, Joyce Wrice 등)의 앨범에도 프로듀서로 참여하신 걸 알게 되었어요. 그 후로 D’Mile이 제작한 곡들을 전부 찾아 들었고, Victoria Monét의 [Jaguar II] 라는 앨범이 나오면서 가장 좋아하는 프로듀서가 된 것 같아요. 제가 느끼는 D’Mile이라는 프로듀서의 가장 큰 장점은 정교한 드럼 시퀀싱과 베이스 연주에서 오는 그루브인 것 같아요. 베이시스트 출신이다 보니 리듬을 담당하는 악기들을 다루는 능력이 정말 뛰어나다고 생각해요. 특히 가끔 튀어나오는 감초 같은 베이스 라인이나 필인에 감탄할 때가 많아요.
Q. 두 분은 어떻게 만나셨나요? 함께 팀을 결성한 계기도 궁금해요.
R 위에서 잠깐 언급한 것처럼 대학교에서 동기로 만났습니다. 우연히 조별과제 팀을 함께 하게 되었는데요. 서로 너무 잘 맞아서 같이 휴학하고 음악을 해보자고 했어요.
Q. 이름은 무슨 뜻인가요?
L 민석이가 제안한 이름이었어요. 저희가 팀 이름을 1년 동안 고민했는데요. 민석이는 라쿤을 좋아하거든요? 저는 라마 닮았다는 말을 자주 듣고요. 둘을 합쳐서 ‘라쿤앤라마’로 하자고 자꾸 조르는 거예요. 저는 별로라고 했는데 민석이가 억울했나봐요. 공연 합주 끝나고 이동하면서 드러머 형한테 팀 이름으로 ‘라쿤앤라마’ 어떠냐고 물어보더라구요. 그런데 그 형이 잘못 듣고 “뭐라고? 라쿠네라마?”라고했어요. 근데 라쿠네라마라는 이름이 괜찮아서 예비로 뒀던 게 여기까지 온 거예요.
Q. 라쿠네라마의 데뷔 싱글인 “GOSU”에 대한 이야기를 안 할 수 없을 것 같은데요. 이번에 발매한 남미 음악이랑 결이 다르잖아요? “GOSU”의 작업기가 궁금해요.
L 민우가 찍어놓은 드럼이 너무 좋아서 그 위에 제가 베이스라인과 코드를 올린 곡이에요. 라쿠네라마는 프로듀서 듀오라는 명분으로 뭉친 그룹이거든요. 그래서 비트를 만들 때까지만 해도 직접 노래할 생각이 없었어요. 그래서 비트에 어울릴만한 사람을 찾아다녔죠. 처음에는 matt matt 형님께 연락드렸어요. 그런데 스케줄이 안 나온다고 거절하시더라고요. 더 찾아보려고 했는데 비트에 어울릴 것 같은 사람이 생각나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냥 저희가 해버렸죠.
Q. [LUCHADOR]는 남미 음악을 멋지게 엮어낸 앨범이잖아요? 남미음악과 R&B를 엮어서 EP를 발매할 생각을 하신 계기도 궁금해요.
L 고등학생쯤 재즈에 관심을 가졌는데요. 브라질 음악에는 Antônio Carlos Jobim이나 Sérgio Santos Mendes의 음악으로 입문했어요. 대학 시절에는 그런 이국적 사운드에 대한 관심이 아프로 장르로 향했죠. 재작년부터는 레코드 샵에 다니면서 보사노바, MPB뿐만 아니라 라틴 음악 자체를 본격적으로 탐구해 보고 싶어졌고, 소울렉션 플레이리스트를 통해서 브라질리언 펑크도 함께 알게 됐어요. 이렇게 충전된 영감들이 올해 초부터 라쿠네라마의 색으로 녹아 나오기 시작해서 자연스레 지금의 EP를 구성하게 된 것 같아요.
Q. 민석 님은 남미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R 저는 Antônio Carlos Jobim의 [Wave]라는 앨범을 통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 같아요.
Q. 좋게 들은 남미 음악을 추천한다면?
L 저희가 진행하는 R+L 라디오에서 추천했던 곡인데요. 한때 저희에게 큰 벽을 느끼게한 Eliane Elias의 “Copacabana” 추천해 드립니다
Q. Eliane Elias의 어떤 점이 벽으로 다가왔나요?
L 저는 프로듀서라서 곡을 들을 때 자연스럽게 분석하고 생각하는 습관이 있어요. 그런데 어떤 곡들은 그런 분석을 넘어서, 그냥 ‘좋다’, ‘너무 좋다’라는 감탄만 반복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Eliane Elias가 그런 케이스였죠.
R - “Copacabana” 라는 곡을 처음 들었을 때부터 그 곡의 모든 부분이 완벽하다고 생각했어요. 특히 사운드적인 부분에서 큰 충격을 받았었고 루차도르의 곡들과 비교하게 되면서 한때 상대적 박탈감을 정말 많이 느꼈어요.
하지만 지금은 도달하고 싶은 새로운 지점이 생긴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Q. 남미 음악을 파면서 어떤 장르를 파고들어 가셨나요?
L - 남미 음악엔 삼바, 보사노바, 살사, 탱고, 차차차등 수많은 장르가 있지만, 특정 장르를 파고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어요. 대신 정서와 분위기를 이해하고자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래도 하나만 골라서 얘기하자면 삼바와 보사노바 같은 브라질 음악에 푹 빠져 지냈던 것 같아요.
R - 보사노바와 삼바를 파고 들었죠. 하지만 저도 민우처럼 이론적인 부분보다 브라질 음악만이 가진 정서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다양한 브라질 아티스트들의 앨범을 들으면서 그 정서를 체득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그 고유의 정서가 잘 담겨있다고 느꼈던 앨범은 Elza Soares의 [Lição De Vida]인 것 같아요.
Q. “YARR”를 싱글로 선공개하셨어요. 다른 곡도 좋은 곡이 많은데 “YARR”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R - 사실, 이때까지는 저희를 프로듀서라는 정체성에 가두고 있었어요. “GOSU”에서는 직접 보컬을 했지만, 이 뒤에 나올 싱글에서는 프로듀서 팀 인 걸 어필하고 싶었죠. 그래서 저희가 노래하지 않은 “Dubby”를 발매하려고 했구요. 그런데 “GOSU”가 생각보다 많은 관심을 받았어요. 이후 A&R을 맡아주는 권설 형에게 연락이 오고, 헨즈에서 공연까지 하게 되면서 저희를 프로듀서에 가두지 않게 됐죠. 팀의 방향이 바뀌면서 다음 싱글로 직접 노래하는 곡을 내기로 결정했어요. 마침 여름이 다가오고 있어서 계절감이 강한 “YARR” 발매하게 됐습니다.
Q. ”YARR”를 한 줄 요약한다면?
- 여러분 더우시죠~? 야르 듣고 힘내세요~!
Q. 연주자와 편곡으로 참여하신 장우진(Woojin Chang)님, 요바스(yobas)님, 김재우(Jaewoo Kim)님, 로건 미로(Logan Miro) 님은 어떻게 합류하게 되셨는지 궁금해요.
L 우진이는 제 중학교 후배예요. 연주가 많이 나오는 곡을 쓸 때 우진이만한 사람이 없을 것 같아 도움을 요청했죠. 어릴 때부터 알았지만 제대로 작업한 곡이 없었는데, 라쿠네라마를 통해 하게 되었어요. 엄청난 실력자가 중학교 후배라 좋네요.
R - 베이스를 쳐준 yobas는 “GOSU”때 이미 같이 작업해 본 경험이 있었어요. 그때 이미 이 친구가 얼마나 잘하는지 느꼈었기에 이번 “YARR”도 고민 없이 바로 부탁했어요.
기타를 쳐준 재우 형은 대학교에서 알게 되었어요. “YARR” 이전에도 기타 세션을 몇 곡 부탁드렸는데요. 전부 발매로 이어지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 있었어요. 그래도 이번에 함께하게 되어서 너무 기쁘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로건은 우진이가 클럽 에반스에서 잼을 하다가 친해진 친구였어요. 원래는 “YARR”의 후반이 코러스를 한 번 더 반복하고 끝나는 구조였는데, 곡을 전체적으로 들었을 때 제가 원하는 감정선이 나오려면 솔로 파트가 필요했어요. 그래서 후반부 편곡을 전부 다시 진행했고, 이 위에 솔로를 할 색소포니스트를 찾던 중 우진이의 추천으로 로건이 합류했죠.
Q. 연주자분들이 편곡으로도 참여하신 만큼 작업 과정이 궁금합니다. 어떻게 이루어졌을까요? 풀 세션인지 미디랑 같이 쓰신 건지도 궁금해요.
R 처음 곡의 큰 틀은 저와 민우가 함께 완성했고, 후반부 편곡과 디테일한 건반 연주가 필요한 부분들을 우진이와 함께 만들었어요. 그 후에 기타, 베이스, 색소폰 순으로 녹음을 받으면서 여러 아이디어가 오가면서 완성되었네요.
L 저희가 원래 앨범을 내고 군악대에 가려고 했어요. 저는 트럼펫, 민석이는 트럼본을 배웠죠. 그래서 앨범에 나오는 트럼펫은 대부분 제가 불었어요. “YARR”는 샘플과 제가 녹음한 파일을 섞어서 사용했습니다. 마지막에 나오는 트라이앵글도 직접 연주한 소스예요.
Q. 앨범커버는 스웨디시 마사지 보이즈 님이 맡아주셨는데요. 어떤 분인지 간단히 소개해 줄 수 있으신가요?
L 호로리, 이진규로 구성된 크리에이티브 팀이라고 설명해 드리면 좋을 것 같아요. 이 친구들도 제 초등학교, 중학교 동창입니다.
R - 라쿠네라마 결성 초창기부터 저희 팀의 방향성과 이미지를 스마보(스웨디시 마사지 보이즈)와 함께 고민했어요. 시각적인 모든 부분을 맡아주는 정말 고마운 친구들입니다.
Q. 이번 앨범의 타이틀이 [LUCHADOR] 잖아요? 앨범 제목을 지은 의도가 궁금해요.
L - 저희의 든든한 서포터 스웨디시 마사지 보이즈의 진규가 어느날 루차 리브레 아이디어를 던졌어요. 멕시코 프로 레슬링을 뜻하는 단어지만 직역하면 스페인어로 “자유로운 싸움”이라는 의미더라구요.
R - 제가 그 시기에 한창 니체의 철학에 빠졌는데요. 루차 리브레 스타일의 프로레슬러를 뜻하는 단어인 “루차도르”가 니체 철학에서 “초인”이라는 개념과 비슷하게 느껴졌어요. 그 포인트에 꽂혀서 앨범의 제목을 루차도르로 정했던 거 같아요.
Q. 니체 철학에는 왜 빠지게 되셨나요?
(+니체의 이야기에서 무엇을 깨달았는지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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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번 앨범 전체를 통해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무엇이었나 요? 혹은 어떤 생각으로 앨범을 만들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L 사실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앨범을 만들었던 건 아니었어요. 처음에는 그저 좋아하는 음악을 여름이라는 계절감에 맞추어서 만들고 싶었죠. 그런데 곡들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고, 그 상황과 감정이 곡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면서 의미가 생겨난 것 같아요.
Q. 1번 트랙 “Cool Perc”를 한 줄 요약한다면?
- Keep going on
Q. 이 곡으로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무엇이었나요?
R - 저는 가끔 목표를 향해 열심히 달리다가도 “이게 다 무슨 의미일까?”라고 생각할 때가 있어요. 그럴 때마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결국 계속 나아가는 것 뿐이더라고요. 이 곡에는 그런 내용이 담긴 것 같아요.
L - 저는 메시지 전달보다 음악적으로 과격한 패닝을 해보고 싶은 생각이 더 컸어요. 지금은 어느 정도 타협이 되었지만, 초기에는 이어폰 왼쪽 오른쪽에서 아예 다른 사운드만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Q. 기타로 참여하신 토미 리(Tommy Lee) 님과 기타로 참여하신 홍준서(Junseo Hong) 님은 어떻게 만나게 되셨나요? 간단한 소개와 함께 부탁드립니다.
R - Tommy Lee, 상원이는 고등학교에서 밴드부로 함께 활동했던 후배인데요. 현재 모우들(MOWS)이라는 밴드의 보컬과 기타로 활동하고 있는 친구 입니다. 어쩌다 보니 이번 트랙에서는 베이스를 연주해 줬네요. 준서는 상원이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밴드 모우들에서 기타리스트로 활동하고 있어요.
Q. 크레딧 상으로 1번 트랙 편곡으로 참여하신 이사랑(Sarang Lee) 님이 눈에 띄는데요. 코러스가 사랑 님 목소리일까요? 소개 부탁드립니다.
R 사랑이는 “Dubby”에서 노래를 불러준 이일구를 통해 알게 된 친구예요. 정말 독특한 음색을 가진 친구인데요. 이 친구의 노래를 듣자마자 꼭 친해져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알게 된 후로 꾸준히 작업을 이어가다가 이번 EP의 1, 3번 트랙에 코러스로 도움을 받게되었네요. 특히 1번 트랙인 “Cool Perc”는 처음 곡을 제작할 때부터 MPB 느낌의 여성 보컬 코러스를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사랑이의 독특한 음색이 곡에 유니크함을 넣어줄 수 있겠다 싶어서 바로 부탁했던 기억이 있어요.
Q. 3번 트랙 “”HUH”를 한 줄 요약한다면?
- 무거움과 가벼움
Q. 이 곡으로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무엇이었나요?
R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없었고, 저희의 상반된 삶의 태도가 담긴 곡인 것 같아요. 보통 저는 뭐든 되게 복잡하게 생각하는 편인데, 민우는 저보다 쿨하게 생각할 때가 많거든요. 서로 반대되는 태도를 가지고 있지만, 우린 모두 꿈꾸며 살아가는 존재 라는 메시지가 담긴 것 같아요.
L - 민석이가 이 곡의 가사를 쓸 때, 곡이 너무 어려워진다고 생각했어요. 그 생각이 드니까 제 벌스가 안 나오더라구요. 민석이에게 도움도 청해봤지만, 곡이 너무 한쪽으로 흐르는 느낌이 들어서 싫었죠. 그래서 일부러 상반되는 느낌의 가사를 쓰려고 노력했어요. “워워, 민석아, 괜찮아.” 이런 느낌으로요.
Q. 4번 트랙 “InteRLude”를 한 줄 요약한다면?
- R to the L
Q. 이 곡으로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무엇이었나요?
R - 우선 저희가 작업하는 방식에 대해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저희는 보통 크게 3가지 방식으로 작업을 하는데요. 첫 번째는 민석의 스케치에서 출발해 곡을 완성하는 방향 (YARR, HUH), 두 번째는 민우의 스케치에서 출발해 곡을 완성하는 방향 (B, Dubby), 세 번째는 함께 곡의 초안부터 잡아 작업하는 방향이 있습니다. (Cool Perc)
저희끼리는 제 스케치에서 출발한 곡은 감성적이고, 민우의 스케치에서 출발한 곡은 직관적이라고 느끼는데요. 그래서 2,3번 트랙과 5,6번 트랙의 정서를 이어줄 인털루드가 필요해서 제작했어요.
Q. “RL”을 대문자 처리하셨어요. 이거 혹시 라쿠네라마인가요? 어떤 의도가 숨어있는지 궁금해요.
라 - 라쿠네라마 맞습니다.
Q. 5번 트랙 “B”를 한 줄 요약한다면?
- B B B B
Q. 이 곡으로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무엇이었나요?
L - 이 곡은 클럽에서 일어난 상황을 이야기하는 곡이에요. 민석이와 저의 스토리가 서로 다르게 흘러가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은 곡이죠.
Q. 인트로가 정말 재미있는데요. 샘플인가요? 아니면 직접 녹음하신 건가요?
L - 제가 만든 데모에 포르투갈어 샘플이 있던 상태였는데요. 민석이가 “우리 한국인인데 한국어로 해야 하는 거 아냐? 아싸라비야 콜롬비야라도 하던가”라고 해서 제가 직접 녹음했어요. 처음엔 갸우뚱했는데 들으면 들을수록 어울리고 재밌더라구요.
Q. 6번 트랙 “Dubby”에서는 덥(Dub)을 가져오셨잖아요? 레게 기반 사운드에서 묘하게 남미의 향취가 느껴지더라구요. 덥이 어떤 장르인지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L - 덥은 레게를 기반으로 에코나 리버브 같은 공간계 이펙트를 강하게 활용하는 게 특징인 장르에요. 몽환적이면서 공간감이 느껴지는 사운드가 매력적인 장르라고 생각해요.
Q. 6번 트랙에 덥을 사용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요?
L - 사실 라틴 음악을 탐구하는 동시에 레게에도 관심을 가졌어요. 더 재밌는거 없을지 찾다가 S!RENE이라는 프로듀서 겸 디제이분의 덥사운드를 차용한 리믹스들을 접했고, 덥에 대한 공부를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메인 리프를 스케치하게 됐어요. 일구라는 친구에게 들려주니 너무 좋아해 줘서 메인 멜로디도 즉석으로 뽑아냈죠.
R - 이때 민우가 사운드 시스템이라는 문화에 빠져 관련 영상들을 보여줬었는데요. 그 바이브가 너무 신선하고 재미있었던 기억이 있네요. 그 후로 민우가 이런 문화와 장르에 대해 연구해서 멋진 곡이 나오게 된 것 같아요.
Q. 이번 앨범 유일한 피쳐링인 이일구 님에 대해서도 소개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L - 대학교 동기로 처음 만났어요. 디스코그래피 상으로는 차분한 인디 음악을 보여주는데요. 저는 이 친구가 어떤 장르로 규정할 수 없는 음악적인 능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Q. 향후 계획에 대해서 여쭤보고 싶어요. 혹시 앨범 관련 활동으로 계획해둔 것들이 있나요?
R - 계속해서 저희가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 음악을 만들 것 같습니다. 이번 [LUCHADOR]에서는 꽤 섬세한 음악을 했다고 생각하는데요. 요즘은 직관적이고 무식한 느낌의 음악을 하고 싶어요. 아마 그런 음악을 도전해 볼 것 같아요.
L - 클럽 공연을 하다 보니 사람들이 더욱 즐기는 모습을 보고 싶더라구요. 덕분에 신나는 음악을 만들고 싶은 생각이 자연스럽게 커진 것 같아요. 물론 아직은 구상만 하는 단계에요.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
L - 라쿠네라마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R - 루차도르 많이 들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