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안녕하세요, 독자 분들께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A. 안녕하세요. 2025년 4월 [사양]이라는 앨범으로 데뷔한 나오주성입니다. 반갑습니다.

Q. 한국대중음악상 일렉트로닉 부문 노미네이트를 축하드립니다. 노미네이트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의 소감이 궁금합니다.

A. 일단 너무 기쁜 마음이 먼저 들었고, 이 곡이 일렉트로닉 후보에 들어가도 되는 곡이 맞나 하는 생각도 했어요. 곡을 작업할 당시 얽혀 있던 개인적인 일들과 감정들, 그리고 함께 고생해주셨던 분들이 떠오르면서 만감이 교차했고, 며칠 동안 복잡한 마음으로 지냈습니다.

Q. 데뷔 앨범의 제목이 [사양]이라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제목을 이렇게 정하게 된 계기가 있었을까요?

A. 저는 ‘사양’이라는 말을 가장 밝음과 동시에 어둠을 가장 가까이에 두고 있는 말, 어둠을 가까이에 둔 채 먼 빛을 바라봐야 하는 경계에 있는 말이라고 받아들였어요. 그 경계에 서서 제가 느끼고 바라보는 것들을 자의식화하기 시작하면서 출발한 앨범입니다.

그 경계를 가장 잘 표현하는 말이라고 느꼈고요. 또 ‘사양’이라는 말 자체가 이제는 사어에 가까워졌잖아요. 이 앨범을 통해, 그리고 이 앨범을 만들게 된 감정적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에 제목이 더 절묘하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Q. 동시에 이 앨범은 전체적으로 소리를 굉장히 조심스럽게 만져 만든 작품처럼 들립니다. 실제로도 하나의 소리를 오래 붙잡고 고민하는 편이신가요?

A. 소리 하나하나 자체에도 집착을 많이 했고, 소리들 간의 상호작용으로 생기는 새로운 지점이나 패턴들, 조금만 흐트러져도 전체가 무너질 것 같은 지점들, 그리고 그것을 앨범 전체로 이어지게 하는 방식에 대해 많이 고민했어요.

하지만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혼자서는 해결하기 힘든 지점을 계속 마주했고, 앨범을 함께 작업한 afmlaboratory의 엡마(aepmah) 형과 함께하면서 실현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영원한 빛’에서의 미묘한 선과 층을 만들고 풀어내는 과정은 혼자서는 절대 할 수 없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제가 막혀 있던 부분의 문제와 의도를 단번에 캐치해주시는 순간들을 경험했고, 그 결과 앨범이 조심스럽게 소리를 다룬 작품처럼 들리게 된 것 같습니다.

Q. 앨범 소개글(라이너노트)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 싶어요.

A. 앨범 소개글은 이번 앨범에 스튜디오 디렉터로 함께해주신 afm의 트웽 형이 써주셨습니다. 앨범을 작업하는 동안 제가 표현하고 싶어 하는 감정적인 지점과 이야기들에 대해 대화를 많이 나눴어요.

그 이야기들이 어떻게 소리가 되는지, 또 그것을 어떻게 개념화해서 의도로 전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고요. 제가 작업하면서 썼던 글들과 접근 방식도 보여드렸는데, 제가 적었던 글이나 드렸던 이야기보다 훨씬 더 다층적인 글을 써주셨어요. 앨범이 더 선명하게 전달될 수 있겠구나 싶어서, 글을 받고 기뻤던 기억이 납니다.

Q. 앨범을 처음부터 끝까지 듣다 보면 영적인 느낌이나, 마음이 조금 정화되는 듯한 감각도 받게 됩니다. 청자가 어떤 상태 변화를 겪기를 바라며 앨범을 구성하셨는지도 궁금합니다.

A. 마지막 트랙이 ‘소망 있는 불행’인데, 첫 번째 트랙인 ‘꿈’의 정서는 그 반대 지점에 있어요. 만약 ‘꿈’의 제목을 다르게 붙인다면 ‘소망 없는 불행’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앨범 안에서 소망과 의지가 생기고 피어나는 여정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들어주셨다는 메시지를 받은 적이 있는데, 뭉클했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어요.

Q. 특히 이번 한대음에서 노미네이트된 곡인 ‘영원한 빛’은 앨범 안에서 어떤 위치에 놓여 있다고 느끼시나요?

A. 앨범 안에서 어떤 선까지 도달하기 위해 가장 크게 도약하게 하는 곡이에요. 그런데 그 도약이 지나치게 감정적이어서는 안 되고, 쉽게 급해지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이 곡에서 미묘하고 사소할 수 있는 것들의 절묘함이 떨어지면 앨범 전체의 맥락이 어그러질 수도 있다고 느꼈어요. 그런 점에서 가장 중요한 곡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편곡이나 톤을 설정할 때 작은 판단 하나하나가 중요했는데, 짐조니의 베이스와 기타가 그 미묘한 부분을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잘 채워줬다고 느꼈습니다.

Q. ‘영원한 빛’이라는 곡이 나오주성에게 가지는 개인적인 특별한 의미가 있을까요?

A. 음악을 진지하게 사랑하기 시작한 순간부터 언젠가는 꼭 이야기하고 표현하고 싶었던 감정들이 있었는데, 이번 앨범에서 특히 ‘영원한 빛’을 통해 그걸 하게 됐어요.

저에겐 너무 어려운 이야기라서 음악을 진지하게 하기로 마음먹은 뒤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도 감히 시도조차 못했던 부분이었거든요. 그래서 ‘영원한 빛’은 저에게 선물 같은 곡입니다.

이번 후보 선정 소식이 마냥 기쁘기보다는 복잡하게 느껴졌던 것도 그 때문인 것 같아요. 이 곡에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정말 감사하고, 큰 선물을 받았다고 늘 생각하고 있습니다.

Q. 김뜻돌 님의 목소리가 더해지면서 곡의 정서가 달라진 지점도 느껴졌습니다. 함께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뜻돌 님 목소리에 있는 동화 같고 맑은 지점을 정말 좋아해요. 앨범 수록곡 전부와 편지를 메일로 보냈습니다. 메일을 보낸 지 얼마 안 돼 흔쾌히 함께하겠다는 답장이 왔고, 그때 해주셨던 이야기들이 지금도 참 감사하고 큰 힘이 돼요. 저도 좋은 영향력을 가진 뮤지션이 되어야겠다고 느꼈습니다.

Q. ‘영원한 빛’에 참여한 또 다른 뮤지션인 김아일, 제이클레프와의 협업은 어땠나요?

A. 이 곡에는 힘을 더해야 할지 덜어야 할지에 따라 곡 전체 균형이 좌우되는 중요한 지점들이 있었는데, 그 판단에 두 분이 정말 큰 도움을 주셨어요. 사실 이 곡뿐 아니라 앨범 전체적인 부분에서도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음악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을 때부터 두 분에게 도움과 영향을 많이 받아서, 이 자리에서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어요.

Q. ‘영원’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도 어딘가 사라질 것 같은 느낌이 공존하는데, 이 모순적인 지점도 곡에서 중요했나요?

A. ‘영원한 빛’에서의 빛은 이미 사라졌을지도 모르는 것에 대한 집착이었을지도 모르겠어요. 사라졌다는 걸, 사라질 거라는 걸 알면서도 영원히 있을 거라고 믿고 싶은 마음을 곡에서 가장 중요하게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Q. ‘영원한 빛’의 뮤직비디오도 함께 공개되었는데요. 어떤 감독님과 작업하셨고,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의 영상이 완성되었는지도 궁금합니다.

A. 박유선 감독님과 작업했습니다. 박유선 감독님이 그려내는 캐릭터들의 캐치한 느낌을 좋아해서 연락드렸고, 그 매력이 이번 뮤직비디오에도 귀엽게 잘 담긴 것 같아요.

제가 짤막한 시놉시스와 레퍼런스 이미지를 전달드리고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대화를 많이 나눴습니다. 이후 시나리오와 전개, 디테일한 부분들은 감독님이 자유롭게 펼치는 방식으로 작업했어요.

캐릭터 설정은 ‘끄트머리춤’ 뮤직비디오를 만든 황유채 감독님과 박유선 감독님, 그리고 저까지 셋이 회의해서 정하기도 했는데, 두 분의 프로페셔널함에 감동했던 기억이 납니다.

Q. 앨범 공개 이후 처음으로 선보인 라이브 공연은 어떠셨나요? 작업실에서 듣던 음악과 무대 위에서 마주한 음악 사이에 차이가 느껴졌는지도 듣고 싶습니다.

A. 연주하고 음악을 표현하는 제 컨디션과 감정, 공연장의 컨디션, 그리고 외부적인 모든 것들이 정제되지 않은 채 살아 있는 형태로 오고 간다는 걸 느끼고 배웠어요.

공연 준비 과정에서 곡에 담긴 디테일한 요소들을 남김없이 보여주고 싶어서 힘들어하곤 했는데, 그런 부분에 대한 멘탈 케어와 기술적인 부분을 같이 공연한 낸시보이 형과 박지우 님이 정말 많이 도와줬습니다. 저는 불필요한 생각을 너무 많이 하는 편인데, 공연에서 필요한 중요한 감정이나 태도 같은 것들도 형에게 많이 배웠고요.

또 제 감정이 흔들리는 지점들이 음악과 섞여 전달되는 걸 저는 실수라고 받아들였는데, 공연을 본 친구는 오히려 더 진심처럼 느껴졌다고 하더라고요. 작업실에서 모든 걸 받아들이고 만들어오던 저에게는, 완전히 다른 관점에서 음악을 느끼게 된 경험이었습니다.

Q. 이번 앨범과 노미네이트를 거치며 음악가로서 스스로에 대해 새롭게 느낀 지점이 있었다면요?

A. 제가 음악을 정말 사랑한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어요. 동경하던 뮤지션들 사이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는 게 기뻤지만, 거기에 얽매이지 않기로 했습니다. 음악을 만들고 공부하고 나아가는 방식은 달라지지 않을 것 같아요. 오래오래 음악하고 싶습니다.

Q. 앞으로 나오주성 님의 활동 계획도 간단히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A.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고, 올해 발매할 곡들을 열심히 작업 중입니다.

Q. 마지막으로 이 인터뷰를 읽고 계신 분들께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A. 감사합니다. 좋은 음악 많이 들려드릴게요.

Q. 인터뷰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