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늘 과거를 추억하면서도 새로운 것을 원합니다. 일단 Y2K라는 단어가 무슨 뜻인지만 봐도 그렇죠. 00년대에는 원더걸스를 주축으로 레트로가 붐업됐고요. 장르적으로 보면 최근 보사노바나 삼바가 자주 올라오고 있는데요. 90년대에도 빛과소금, 이소라, 김현철 등의 많은 아티스트가 심심찮게 보여줬던 장르입니다.

유행을 돌고 돌지만, 장르들이 해석되는 방식을 중심으로 보면 재미있는 점이 관찰됩니다. 과거의 해석방식을 답습하지 않고 또 다른 무언가를 찾아가니까요. 가령 과거에 중남미 음악을 라쿠네라마처럼 해석한 팀은 없었죠. 제니처럼 보여준 뮤지션도 없었고요. 그러니까 굳이 따지자면 트렌드가 순환하는 모양은 원형이 아니라 용수철 모양인 거예요. 빙글빙글 돌면서도 앞으로 나아가죠.

음악에 있어서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만, 하나는 확실히 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장르의 요소를 가져와서 덧대어 보는 거죠. 가령 사운드 측면에서 앰비언트의 영향을 받은 슈게이즈라든지, 아니면 하우스의 4박 킥을 따온 테크노 같은 것들이요. 그런 의미에서 기존에 서로 다른 영역에서 오랜기간 활동한 뮤지션이 모여 밴드를 만든다면, 그 밴드는 다양한 장르가 서로 섞여 새로운 걸 만들어내는 실험장이 될겁니다. 플랫샵처럼요.

플랫샵이 발매한 정규앨범 [toast recipe]에는 장르 구분이 의미없는 곡이 가득합니다. 어느 순간에는 록처럼 들리다가도 갑자기 전자음악적 요소가 튀어나오고, 악기를 싹 빼고 리듬만 남겨서 래퍼를 조명하다가 R&B 보컬에게 바톤을 넘겨주죠. 이렇게 색깔이 뒤섞이면서도 어느 한 명만 집중 조명하는 일도 없습니다. 모두가 골고루 스포트라이트를 나눠받죠.

타이틀에서 전남친 토스트라는 밈이 떠오르는 것도 인상적입니다. 어떤 사람이 “전남친의 토스트가 맛있었다.“라는 과거의 사건을 인터넷 세상에 꺼내놓은 뒤, “얼마나 맛있으면 전남친에게 레시피를 물어볼까?“라는 호기심을 불러일으켰고, 이걸 재현했던 사람들이 진짜 맛있었다는 후기를 공유하면서 편의점 PB상품이 출시되기에 이르렀죠.

플랫샵도 과거 자신들이 들었던 그리고 시도했던 음악을 플랫샵이라는 현재의 맥락에 맞추어 재조립하고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그러니까 나중에 누군가 이 음악이 궁금해서 따라해본다면 장르음악계의 전남친 토스트가 되는 거죠. 대책없이 실험적인데 왜인지 대중적인 음악을 찾으시나요? 플랫샵의 [toast recipe]를 들어보시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