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에 발매된 앨범이 정말 많았고, 좋은 앨범도 그만큼 많았습니다. 그래서 가장 좋은 앨범이 뭐였냐고 말하면 쉽게 정하지 못하겠더라고요. 하지만 가장 특이한 앨범을 꼽으라면, 저는 주저 없이 배현이의 [I am a horse]를 꼽을겁니다.

엔트로피를 주제로 앨범의 포문을 열고, 그로테스크하게 녹아내린 코드 위로 대뜸 거친 베이스를 깔아버립니다. 비포장 도로 위로 저벅저벅 걸어가던 랩은 “국도”를 만나며 더 예측할 수 없는 영역으로 넘어가죠. 때로는 산뜻함과 난폭함, 나태함과 근면함을 동시에 떠올리게 하는 소리들이 충돌하고, 충돌하고, 또 충돌하면서 온 세상을 무너뜨립니다.

“난 의사가 아니야”로 넘어가면서는 그루브까지 불안정하게 가져가면서 음악의 모든 요소를 해체하는 기분이 들어요. 마치 해부학 실습을 하는 태도로 음악을 하고 있으면서 ’난 의사가 아니야’라며 항변하는 태도는 코믹하기까지 합니다.

손에 닿는 모든 개념을 해체해서 자기 입맛대로 접근하는 방식이 시각 예술가들이 걸어온 길과 흡사한 것 같은데요. 실험적인 음악을 좋아하신다면 배현이의 [I am a horse]를 들어보세요. 재미있는 경험이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