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미다”라는 단어에서 나온 “~며들었다”라는 단어, 자주 보셨죠? 몇 년 전부터 별 생각 없다가 좋아져버렸다는 뜻으로 많이 사용하잖아요. 요즘도 종종 보이구요. 생각해보면 가랑비에 옷이 젖는 것과 사랑은 비슷한 것 같아요. 처음에는 옷 위로 빗방울이 맺히다가 그게 섬유 사이로 스며들고, 오랜 시간이 지나면 흠뻑 젖어버린 자신을 발견할 수 있죠.

“사랑하다”라는 단어는 생각하다는 뜻을 가진 “ᄉᆞ라ᇰ”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어떤 관점에서 사랑하는 건 계속 생각하는 것인 거죠. 사랑이 시작되는 순간도 그래요. 어느 날 갑자기 떠오른 생각이 쌓이면, 나중에는 그게 머리를 휘어잡고 놓아주질 않는 거예요. 오늘 소개할 페퍼의 “Seepin’“처럼요.

“Seepin’“의 인트로는 패닝된 퍼커션으로 시작되는데요. 피아노와 함께 사방으로 뻗어나가는 코러스가 가랑비에 옷 젖듯 사랑을 깨닫는 순간처럼 들려옵니다. 맑은 물같은 페퍼의 보컬 사이로 슥 치고 들어오는 기타와 피아노 소리의 조화도 인상적인데요. 별 생각 없이 걷다가 느닷없이 흠뻑 젖어버리는 느낌이 들어서 재미있는 곡이 되었습니다.

페퍼의 “Seepin’“을 들으며 가랑비 같은 사랑을 느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