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지언의 EP는 당신을 세 번 치고 지나간다. 가사에 한 번, 보컬에 한 번, 사운드에 한 번
사랑은 가장 평범한 곳에서 가장 커다란 환희와 공허를 동시에 몰고 옵니다. 우리는 일상의 구멍에서 사랑의 빈자리를 가장 강렬하게 느끼거든요. 특별한 날 소중한 사람과 함께했던 경험보다는 매일 같이 오던 연락이 사라진 시간들을 통해 더 많은 공허함을 느끼는 것처럼요.
그러니까 어쩌면 사랑은 가장 보잘 것 없는 것을 통해 가장 강렬한 감정을 끌어오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지언의 EP [ㅎㅋㅎㅋ]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요.
[ㅎㅋㅎㅋ]는 단 4트랙으로 이루어진 짧고 강렬한 EP입니다. 재즈 기반 보컬이 얼터너티브 노선을 타면 어디까지 독특해질 수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작품이에요. 툭 던지듯 뱉은 가사들이 자유로운 음정을 타고 귀로 쑥 들어오는 느낌이 드는데요. 담백하고 일상적인 어휘로 된 가사들이 보컬과 합쳐지며 기가막힌 시너지를 냅니다.
트랙이 지나가면서 사운드가 점점 멀리 가버리는 것도 감상 포인트인데요. 앞선 모든 트랙을 지나 4번 트랙에 도착하면서 느끼는 감각은 제가 가진 단어로는 설명이 어려웠습니다. 유튜브든 어디든 빨리 가서 지언의 [ㅎㅋㅎㅋ]를 들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