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어릴 때부터 20년을 넘게 산 동네는 공동주택이 빽빽히 들어찬 곳이었습니다. 지금은 재개발 되어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구요. 천방지축 뛰놀던 골목길부터 슈퍼에 들어설 때마다 은행을 까먹고 있던 주인 아주머니까지 기억속에는 흐릿하게나마 남아있지만 현실에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죠.
재개발이 끝나고 그 자리에 들어선 아파트에 들어와 살고 있는데요. 재개발된 부지 옆에는 제 어린시절 기억이 묻은 동네가 있어요. 물론 시간을 견디느라 낡은 곳도, 변해버린 곳도 있지만 뛰놀던 골목길의 모양과 놀이터 위치는 그대로여서 어린 시절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는 곳이죠. 저는 집을 나설 때마다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풍경 위에 섭니다. 그리고 묘한 감정을 느끼죠. 사라져 버린 것을 떠올리는 감각을 정말 잘 표현한 곡이 나왔는데요. 오티스 림의 “Ti Amo”입니다
“Ti Amo”는 사랑하는 것이 사라진 자리에 대한 곡입니다. 무언가 사라진 자리에 남은 흔적을 보며 기억과 현실이 부딪히듯, 기타의 잔향과 오티스림의 목소리가 빈 공간에서 공허한 충돌을 빚어내고 묘한 감정을 안겨주죠. 보사노바 특유의 복잡하면서도 아름다운 그루브도 존재가 부존재로 바뀌었을 때 느끼는 낙폭을 전달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하죠.
브라질 음악인 보사노바에 이탈리아어를 사용한 것도 상당히 재미있는 포인트입니다. 왜냐구요? 브라질은 주로 포르투갈어를 쓰거든요. 그래서 보통 우리가 듣던 영어나 포르투갈어, 스페인어 보사노바랑은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곡이 되었습니다.
뭔가 센치해지고 싶은데 듣던 곡들이 지겨워지셨나요? 그렇다면 오티스 림의 “Ti Amo”를 들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