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막히게 귀여운 사랑노래
동경의 “Wish”가 기가막히게 귀여운 사랑노래라는 걸 철학적으로 풀어볼게요. 그걸 위해서 우리는 “타인은 지옥이다.“라는 문장에 대해서 조금 생각해봐야해요. 타인은 왜 지옥일까요?
일단 우리가 자신과 다른사람을 인식하는 단계를 생각해보죠. 우리는 정말 많은 이름표를 가지고 살아갑니다. 누군가의 자식이기도 하고, 밖에서는 음악을 하고,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이기도 하죠. 그리고 우리는 자신에 대해서는 이 이름표들을 몽땅 떼어내도 본질적인 “나”를 감각합니다.
그런데 타인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아요. 타인은 관계 속에서만 규정할 수 있죠. 이를테면 친구, 엄마, 직장 동료 같은 거요. 그래서 타인이 지옥인 거예요. 타인은 내 존재를 규정짓지 않고는 감각하지 못하니까요. 나를 자신의 인식체계에 구속하거든요. 그런데 사랑은 저 사람이 곧 내가 되는 거죠. 그래서 동경의 “Wish”가 기가막히게 귀여운 사랑 노래가 되는 거예요.
먼저 “Wish”의 전반에 깔린 로파이한 질감은 부드러운 인상을 줍니다. GILLA는 아름다운 꿈 속을 걷는 것 같은 느낌을 전달하게끔 소리들을 엮었는데요. 그 위로 동경의 보컬이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새해잖아? 내 바람은 너에게 친절해지는 거야.“라고 이야기해요. 그러니까 사랑이 깊어지면서 상대와 나를 동일시하게 되고, 나를 함부로 대할 수는 없으니까 “올해 내 소원은 너에게 친절해지는 거야.“라고 한 거죠. 꿈속에서요. 너무 귀엽지 않나요?
이런 귀여운 사랑 노래를 저 혼자 들을 수는 없죠. 같이 들으실래요?

